
돈의 역사(홍춘욱)-금본위제 폐지와 중앙은행의 금리, 인플레이션 조절
bearwoong
·2020. 3. 24. 15:07
1971년 8월 15일 미국의 닉슨 대통령이 금과 달러를 교환해주는 금태환을 정지했다. (금태환을 정지하기 전에는 미국에 35달러를 가져가면 미국에서 1온스의 금을 주었다.) 그러면서 금본위제를 폐지하게 되었는데 왜 이런 일이 벌어졌을까? 돈의 역사 5부 '금본위제가 무너진 이후의 세상'에서 이에 대해 자세히 설명하고 있다.
금본위제를 폐지한 이유
돈의 역사에서 말하는 금본위제를 폐지한 가장 직접적인 이유는 미국이 보유하고 있는 금에 비해서 달러를 과도하게 찍어냈기 때문이다. 이로인해 금에 대한 실제 달러 가격이 하락하는 상황이 되었다.(실제로 거래되는 금값의 상승) 실제로 1971년 초 미국에서는 금 1온스가 35달러이지만 실제 국제시장에서는 금 1온스가 44달러까지 상승했다. 이런 상황에서는 미국에서 35달러에 금을 사서 국제시장에 팔기만 해도 9달러의 차익이 생기게된다.
위와 같은 상황에서 미국은 금과 달러 비율을 재조정하거나 금본위제를 포기할 수 밖에 없었다. 금과 달러 비율을 재조정할 경우 금 투기를 일으킬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에 금본위제를 포기하게 된다.
금본위제 폐지의 영향
금본위제를 폐지할 경우 중앙은행이 금보유량에 상관없이 달러를 찍어낼 수 있게된다. 중앙은행에서 달러를 계속해서 찍어내면 달러의 가치가 떨어지기 때문에 인플레이션이 발생한다. 금본위제를 포기한다고 했을 때 사람들이 금이나 은과 같은 실물자산에 몰린 것도 인플레이션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했기 때문이다. 너도나도 실물자산에 투자한 이후로 1971년 1온스에 35달러였던 금값은 1980년에는 586달러까지 치솟는다.
금본위제를 폐지하여 인플레이션이 발생하게 되었지만 인플레이션이 나쁜 것만은 아니다. 오히려 적절한 수준의 인플레이션은 경제가 성장하는데 필수적이다. 실제로 금본위제를 폐지해서 인플레이션이 생겼지만 경기가 안정적으로 성장할 수 있게 되었다. 포인트는 인플레이션이 아니라 인플레이션을 적절히 조절할 수 있는가이다.
중앙은행의 인플레이션 조절
금본위제에서 탈출함으로써 중앙은행이 금리를 높이거나 낮춤으로써 인플레이션을 조절할 수 있게 되었다. 금본위제에서는 중앙은행이 시장의 상황에 따라 금리를 조절해도 효과가 별로 없었다. 만약 금본위제에서 불황이 출현한 상황에 중앙은행이 돈을 풀고 금리를 낮춘다면 다음과 같은 일이 벌어진다.
- 중앙은행이 금리를 낮추면 더 높은 금리를 찾아 자금이 해외로 유출된다.
- 자금이 해외로 유출되기 때문에 금 또한 해외로 유출된다.
- 금이 해외로 유출되면 시중에 통화량이 줄어들고, 중앙은행의 금리인하는 무력화된다.
금본위제 폐지 이후 환율의 변동폭이 커지면서 미국이 금리인하를 한다고 해서 자금을 해외로 빼는 상황이 벌어지지 않았다. 오히려 금리인하로 경기가 부양될 것이 기대되어 주식시장에 자금이 들어오는 경우가 많아졌다.
이렇게 보면 금본위제를 폐지한 것이 좋은 점만 있는 것 같아보이지만 돈의 역사에서는 금본위제의 폐지가 좋은 점만 있는 것은 아니라고 말한다. 정책당국이 인플레이션을 적절하게 조절하지 못하면 자산 가격에 버블이 생기고 버블이 터지면서 불황을 가져오게 된다. 대표적인 사례가 일본의 잃어버린 20년이다. 일본의 정책당국이 금리 인상할 시기를 놓치면서 경제 전반에 버블을 형성하게되고 그 버블이 터지면서 경제성장에 큰 타격을 입게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