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국가들의 선택과 전략 - 빅히트
bearwoong
·2020. 4. 16. 16:41
2019년 하반기에 EU 집행위원장과 ECB(유럽중앙은행) 총재가 새로 임명되었다. 집행위원장 자리에는 우르줄라 폰 데어 라이엔 독일 국방장관이, ECB 총재는 크리스틴 라가르드 IMF총재가 맡게 되었다. 국방장관 출신이 집행위원장이 되었다는 것은 EU회원국들이 안보를 우선시하게 됐다는 것으로 해석 할 수 있다. 우크라이나 사태 이후 러시아의 군사적 압박에 대한 대응으로 볼 수 있다.
또한 라가르드 총재는 유럽 중앙은행이 그리스와 이탈리아 국채를 사는 양적완화 정책을 필 것으로 예상된다. 드라기 총재도 양적완화를 했지만 그때는 각 나라에서 출자한 자금으로 그 나라의 국채를 샀었다. 이 방법으로는 양극화를 해결하기 힘드니 이제는 유럽중앙은행의 돈으로 이탈리아와 그리스의 국채를 사는 것이다.
전 세계 저성장의 시발점, 유럽
EU 때문에 잘 살게 된 나라가 있는 반면 EU 때문에 피해를 보는 나라들이 있기 때문에 피해를 보는 나라에서는 극우나 극좌의 정치적 지형이 생긴다. 이것이 유럽의 경제 발전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또 EU가 분열하게 되면 그것 자체로 성장의 저하를 의미하고 전 세계적으로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는데 현재 유럽의 많은 나라에서 시행하고 있는 마이너스 금리가 그 가능성의 구간에 있다. 그로 인해서 미국채를 사람들이 선호하게 되어 글로벌 안전 자산으로의 쏠림이 생긴다. 이렇게 되면 달러 강세가 나타나고 전 세계가 저성장에 빠지는 악순환이 될 수 있다.
이런 상황임에도 주식시장은 비교적 나쁘지 않은데 경제 성장률이 완전히 꺾였다는 것을 생각하면 주식 가격이 높은 것은 저금리 때문에 생긴 일시적인 현상이다.
매력적인 선진국 기업들
유럽에는 미국처럼 혁신기업이 많지는 않지만 경쟁력이 뛰어난 제조 기반 수출 기업들이 많이 있고 브랜드 경쟁력이 강한 소비재 기업들도 많다. 우리나라 같은 신흥국에는 경기에 민감한 기업들이 많아서 호황이나 불황에 따라 기업이익이 천차만별이 되기 일수지만 선진국 기업들은 경기에 민감하지 않은 경우가 많다. 선진국이라서 안정적인 것은 아니고 경기에 민감한 기업들은 이미 신흥국과의 경쟁에서 밀려났기 때문이다.
루이비통 같은 기업이 강력한 브랜드를 가진 대표적인 소비재 기업의 예라고 할 수 있다. 금융위기 이후에 전세계적으로 양극화가 심화되어서 부자들의 선택을 받는 브랜드들을 앞으로도 전망이 밝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신흥국에서 확장된 부자들의 생각이 많이 바뀐 것 같습니다. 부의 절대 규모가 커진 이유도 있습니다만 그 세대가 2, 3대에 걸쳐 내려오면서 자신들의 부가 '지속 가능한 부'라고 생각하기 시작한 거죠. 한 번 부자는 영원한 부자라고 생각해야만 그 소비력이 확대됩니다. 다시 가난해질 수 있다고 걱정하기 시작하면 소비는 그리 크게 늘지 않습니다. 유럽의 이른바 럭셔리 브랜드 중에서 중국이나 동남아 부자들의 선택을 받은 브랜드들 주가를 한 번 보세요. 놀라우리만큼 많이 상승했습니다.
유럽 은행 이대로 무너지나?
은행은 기본적으로 예대마진으로 수익을 가져가는 구조이다. 예대마진이 1~2%는 되어야 은행이 유지될 수 있는데 마이너스 금리를 하는 유럽에서 은행이 버틸 수가 없는 것이다. 보험사도 은행과 마찬가지의 맥락으로 미래가 불투명하다. 보험을 설계할 당시에는 금리가 높아서 수익률을 높게 잡아놓았지만 지금은 달성하기가 힘든 수익률이 되었다.
빅히트에서는 금리 인하의 부작용을 아래와 같이 말한다.
경제를 살리려고 금리를 낮췄더니 경제는 살아나지 않고 자산 가격만 올라 글로벌 금융 위기를 초래할 가능성만 높아졌다. 또한 위에서 살펴본 것 처럼 은행이나 보험사가 망하면서 금융 시스템이 무너질 수 있다. 마지막으로 가장 심각한 문제는 좀비기업이다. 좀비기업은 사업성이 안좋아서 당연히 망해야 할 회사가 낮은 금리덕분에 망하지 않는 회사를 말한다. 좀비기업은 오히려 돈을 빌려서 세력을 확장해 모두 좀비로 만들어버릴 수 있다. 이제는 금리인하 대신 돈을 찍어야 하는 상황이 된 것 같다.
돈을 찍는다고 경제가 갑자기 성장하는 것도 아니니까요. 그렇지만 선수 교체의 의미는 있습니다. 인플레이션이 새로운 물건을 만들어내거나 경제성장률을 높이는 것은 아니지만, 기존 부의 질서를 무너뜨리고 새로운 질서를 만들었죠. 기존의 부자들이 경제를 좋게 할 능력이 없으면 인플레이션이 새로운 부자들을 만들어 그들에게 기회를 주는 것입니다. 금리인하는 기존의 부자를 더 부자로 만들 뿐이니까요.